안녕하세요, 정영이 생산자님!
25년 차 농부시라고 들었습니다. 생산자님의 하루 일과를 소개해 주세요.
1년 열두 달 농사일이 있어요. 봄에는 산에서 고사리, 두릅, 엉게(엄나무), 취나물, 쑥부쟁이, 우산나물 등을 끊어 삶고 말립니다. 6월부터 7월까지 매실 수확을 하고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밤을 줍습니다. 11월에는 돌배, 모과 등을 수확하고 연중 텃밭 농사를 짓습니다. 요즘은 날이 새는 5시쯤 일어나 더워지기 전에 매실을 따 와서 선별기에서 크기별로 선별을 해 주문하신 분들께 보내드립니다. 택배를 보내기 위해 구분을 하고 박스 작업, 택배사와 소통, 운송장 준비 등을 하는 일이 힘든 일입니다. 간간 짬이 나는 대로 텃밭농사를 하고 매실액을 담그거나 매실장아찌를 담급니다. 지역에 이런저런 일정이 있으면 바쁘게 나다니며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운영하고 있는 스테이 청소를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해야 합니다.

최근 농부님의 삶에 변화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2020년 8월에 구례에 큰 수해가 나고 지역 안에서 다양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기 위한 건강한 시민들의 연대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인식하게 되었고 조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년여 전부터 소소하게 시작한 스테이(지리산 노고단을 마주하고 있는 ‘노고마주’)가 다녀가신 분들에게 쉼을 주는 공간이라는 소문이 나서 공간을 꾸미고, 손님을 맞는 일이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결혼해서 강원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딸이 아이를 가져 8월에는 할머니가 됩니다. 몸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엄마에게 와서 아이를 낳고 몸조리를 하기로 해서 지금부터 11월까지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언니네 텃밭과 함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전국의 여성농민들로 구성된 전여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과 건강한 먹거리, 식량주권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며 ‘언니네 텃밭’이라는 사업단을 만드는 시기부터 함께 해왔습니다.
구례에서 농사를 지으시면서 1999년에 구례군 여성농민회를 조직하셨다고요.
농부님이 생각하시기에 여성 농민들의 연대가 가지는 의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가부장적이고 성평등하지 못한 사회가 농촌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하며 농사현장과 농업 제도, 일상에서 겪고 있습니다. 여성농민들을 농업의 주체로 인정하고 여성농민이 농업이 가능하게 하는데 얼마나 가치 있는 역할을 하는지, 공동체 유지와, 대대로 이어온 농사 지식, 고된 노동 중에서도 지속 가능한 농사를 이어가기 위해 든든한 존재들입니다. 혼자 또는 몇몇의 뜻과 노력 만으로는 안되는 일이 여성농민회라는 조직의 이름으로 많은 변화를 만들어 냈고 변화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소비자와의 연결을 위해 중요하게 여기는 자세나 고수하시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소비자와의 연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만족할 만한 농산물을 보내드리기 위해 모든 과정에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10년 넘게 생산자로 함께하며 매실 외에는 언니네 텃밭에만 농산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매자분 중 기억에 남는 구매자가 있으신가요 제가 올리는 농산물은 종류별로 매년 주문해 주시고, 구례 여행을 오시는 길에 물어물어 집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고 환경을 생각해 재활용하는 박스에 대해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매실을 생산하기 위한 1년의 흐름은 어떠한가요? 그중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봄 : 3월 말경에 매화꽃이 피고 꽃이 지며 열매가 맺히는 시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씨살이좀벌이 매실 씨앗 핵에 알을 까기 때문에 피해가 극심합니다. 유황합제와 친환경제재로 방제를 하지만 여간 피해가 큰 게 아닙니다.
여름 : 7월에 수확을 마치고 전지를 합니다. 방치해 두면 무섭게 도장지와 새 가지가 돋고 자라기 때문에 전정작업을 연중 수시로 합니다.
가을, 겨울 : 11월부터 꽃이 피기 전까지 전정작업은 꼭 해야 합니다. 자가로 만든 퇴비를 합니다. 예초기로 풀은 베는 것은 1년에 세 차례 하는데 가장 힘든 일이고 남편에게 사정해야 하는 일입니다. (웃음)
매실 생산의 어려움과 기쁨은 무엇이 있나요?
잘 자라던 매실이 거짓말처럼 쏟아져 버릴 때, 풀 베는 것을 제 시기에 못해 칡넝쿨과 환삼덩굴 등이 나무를 덮을 때, 가격이 바닥을 쳐 수확을 포기해야 할 때 마음도 몸도 힘이 듭니다. 홍매를 사랑하는데 알탕갈탕 매달려 있는 매실이 발그레하고 익어가고 실한 매실을 딸 때 행복합니다.

매실 생산 과정에서 바람, 기후 등 자연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1부터 10까지의 점수로 매겨본다면 어느 정도라 생각하시나요? 또, 그중 사람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시나요?
매실 농사는 하늘이 짓습니다. 자연환경이 8할이라면 2할 정도는 농민의 몫이지 싶고 그마저도 자연의 반격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고 생각해요. 기후변화로 인한 농사의 변화는 최근 3년 동안 눈에 띄게 확인되고 있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가뭄은 농사지은 이래로 가장 심한 상황입니다.
퇴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퇴비를 만드시는 과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근처에 동물복지 축산을 하는 분에게 우분을, 지렁이를 퇴비를 만드는 농민에게 지렁이 퇴비를 얻어다 집에서 기르는 닭과 개 장에 볏짚과 왕겨를 넣어 부산물을 모아 퇴비를 만듭니다. EM을 간간 뿌려주고 농사지은 모든 부산물과 매실청을 걸러내고 매실 찌꺼기를 섞어줍니다. 전지작업을 한 매실 가지는 파쇄를 해서 제 땅에 그대로 돌려줍니다.
토종 종자로 텃밭농사도 지으신다고요. 같이 힘들게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제철꾸러미를 보내주시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토종 종자로 자신의 텃밭을 꾸리고 싶은 작은 농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부지런하게 정성을 쏟으면 가능하지 않은 농사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경험이 필요하고 직접 농사지으면서 부대끼는 시간은 숙명이라고 마음먹어야 할 듯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여농에 손을 내미세요. (웃음)
마지막으로, 매실을 구매하는 분들. 또 생산자님의 매실로 함께 청을 담그는 벗밭의 매실식구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겨주세요.
황매는 전체적으로 노랗지 않아요. 6월 20일을 전후한 시기의 모든 매실을 황매라고 해야 할 듯요. 게 중에는 여전히 초록 초록한 것도 있고 노란 황금빛이 나거나, 복숭아처럼 바알간 매실 등 색이 가지가지입니다. 모두들 6월말까지 더위와 태풍과 가뭄, 장마까지 견뎌낸 기특한 매실입니다. 먹거리가 위협받는 시절에 물엿과 올리고당 등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 등에 대해 걱정이 많은데 내 손으로 직접 담근 매실청으로 건강하고 평화로운 나날들 되세요.


안녕하세요, 정영이 생산자님!
25년 차 농부시라고 들었습니다. 생산자님의 하루 일과를 소개해 주세요.
1년 열두 달 농사일이 있어요. 봄에는 산에서 고사리, 두릅, 엉게(엄나무), 취나물, 쑥부쟁이, 우산나물 등을 끊어 삶고 말립니다. 6월부터 7월까지 매실 수확을 하고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밤을 줍습니다. 11월에는 돌배, 모과 등을 수확하고 연중 텃밭 농사를 짓습니다. 요즘은 날이 새는 5시쯤 일어나 더워지기 전에 매실을 따 와서 선별기에서 크기별로 선별을 해 주문하신 분들께 보내드립니다. 택배를 보내기 위해 구분을 하고 박스 작업, 택배사와 소통, 운송장 준비 등을 하는 일이 힘든 일입니다. 간간 짬이 나는 대로 텃밭농사를 하고 매실액을 담그거나 매실장아찌를 담급니다. 지역에 이런저런 일정이 있으면 바쁘게 나다니며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운영하고 있는 스테이 청소를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해야 합니다.
최근 농부님의 삶에 변화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2020년 8월에 구례에 큰 수해가 나고 지역 안에서 다양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기 위한 건강한 시민들의 연대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인식하게 되었고 조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년여 전부터 소소하게 시작한 스테이(지리산 노고단을 마주하고 있는 ‘노고마주’)가 다녀가신 분들에게 쉼을 주는 공간이라는 소문이 나서 공간을 꾸미고, 손님을 맞는 일이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결혼해서 강원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딸이 아이를 가져 8월에는 할머니가 됩니다. 몸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엄마에게 와서 아이를 낳고 몸조리를 하기로 해서 지금부터 11월까지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언니네 텃밭과 함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전국의 여성농민들로 구성된 전여농(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과 건강한 먹거리, 식량주권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며 ‘언니네 텃밭’이라는 사업단을 만드는 시기부터 함께 해왔습니다.
구례에서 농사를 지으시면서 1999년에 구례군 여성농민회를 조직하셨다고요.
농부님이 생각하시기에 여성 농민들의 연대가 가지는 의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가부장적이고 성평등하지 못한 사회가 농촌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하며 농사현장과 농업 제도, 일상에서 겪고 있습니다. 여성농민들을 농업의 주체로 인정하고 여성농민이 농업이 가능하게 하는데 얼마나 가치 있는 역할을 하는지, 공동체 유지와, 대대로 이어온 농사 지식, 고된 노동 중에서도 지속 가능한 농사를 이어가기 위해 든든한 존재들입니다. 혼자 또는 몇몇의 뜻과 노력 만으로는 안되는 일이 여성농민회라는 조직의 이름으로 많은 변화를 만들어 냈고 변화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소비자와의 연결을 위해 중요하게 여기는 자세나 고수하시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소비자와의 연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만족할 만한 농산물을 보내드리기 위해 모든 과정에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10년 넘게 생산자로 함께하며 매실 외에는 언니네 텃밭에만 농산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매자분 중 기억에 남는 구매자가 있으신가요 제가 올리는 농산물은 종류별로 매년 주문해 주시고, 구례 여행을 오시는 길에 물어물어 집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고 환경을 생각해 재활용하는 박스에 대해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매실을 생산하기 위한 1년의 흐름은 어떠한가요? 그중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봄 : 3월 말경에 매화꽃이 피고 꽃이 지며 열매가 맺히는 시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씨살이좀벌이 매실 씨앗 핵에 알을 까기 때문에 피해가 극심합니다. 유황합제와 친환경제재로 방제를 하지만 여간 피해가 큰 게 아닙니다.
여름 : 7월에 수확을 마치고 전지를 합니다. 방치해 두면 무섭게 도장지와 새 가지가 돋고 자라기 때문에 전정작업을 연중 수시로 합니다.
가을, 겨울 : 11월부터 꽃이 피기 전까지 전정작업은 꼭 해야 합니다. 자가로 만든 퇴비를 합니다. 예초기로 풀은 베는 것은 1년에 세 차례 하는데 가장 힘든 일이고 남편에게 사정해야 하는 일입니다. (웃음)
매실 생산의 어려움과 기쁨은 무엇이 있나요?
잘 자라던 매실이 거짓말처럼 쏟아져 버릴 때, 풀 베는 것을 제 시기에 못해 칡넝쿨과 환삼덩굴 등이 나무를 덮을 때, 가격이 바닥을 쳐 수확을 포기해야 할 때 마음도 몸도 힘이 듭니다. 홍매를 사랑하는데 알탕갈탕 매달려 있는 매실이 발그레하고 익어가고 실한 매실을 딸 때 행복합니다.
매실 생산 과정에서 바람, 기후 등 자연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1부터 10까지의 점수로 매겨본다면 어느 정도라 생각하시나요? 또, 그중 사람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시나요?
매실 농사는 하늘이 짓습니다. 자연환경이 8할이라면 2할 정도는 농민의 몫이지 싶고 그마저도 자연의 반격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고 생각해요. 기후변화로 인한 농사의 변화는 최근 3년 동안 눈에 띄게 확인되고 있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가뭄은 농사지은 이래로 가장 심한 상황입니다.
퇴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퇴비를 만드시는 과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근처에 동물복지 축산을 하는 분에게 우분을, 지렁이를 퇴비를 만드는 농민에게 지렁이 퇴비를 얻어다 집에서 기르는 닭과 개 장에 볏짚과 왕겨를 넣어 부산물을 모아 퇴비를 만듭니다. EM을 간간 뿌려주고 농사지은 모든 부산물과 매실청을 걸러내고 매실 찌꺼기를 섞어줍니다. 전지작업을 한 매실 가지는 파쇄를 해서 제 땅에 그대로 돌려줍니다.
토종 종자로 텃밭농사도 지으신다고요. 같이 힘들게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제철꾸러미를 보내주시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토종 종자로 자신의 텃밭을 꾸리고 싶은 작은 농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부지런하게 정성을 쏟으면 가능하지 않은 농사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경험이 필요하고 직접 농사지으면서 부대끼는 시간은 숙명이라고 마음먹어야 할 듯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여농에 손을 내미세요. (웃음)
마지막으로, 매실을 구매하는 분들. 또 생산자님의 매실로 함께 청을 담그는 벗밭의 매실식구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겨주세요.
황매는 전체적으로 노랗지 않아요. 6월 20일을 전후한 시기의 모든 매실을 황매라고 해야 할 듯요. 게 중에는 여전히 초록 초록한 것도 있고 노란 황금빛이 나거나, 복숭아처럼 바알간 매실 등 색이 가지가지입니다. 모두들 6월말까지 더위와 태풍과 가뭄, 장마까지 견뎌낸 기특한 매실입니다. 먹거리가 위협받는 시절에 물엿과 올리고당 등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 등에 대해 걱정이 많은데 내 손으로 직접 담근 매실청으로 건강하고 평화로운 나날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