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과일클럽][키후위키] 토종다래와 무화과

"내가 누리고 먹는 것이 내 아이도, 친구의 아이도 계속 먹을 수 있기를 바라요"

25년 9월 22일 | 다래와 무화과

● 주최_키후위키  ● 주관_벗밭

[키후위키X벗밭] 즉흥과일클럽 : 다래와 무화과

여름을 배웅하고 가을을 마중하는 9월의 즉흥과일클럽에서는 '무화과와 다래'를 만났습니다.

무화과와 다래, 어떤 점이 닮았을까요?

작은 키위를 닮은 다래와, 큰 물방울같은 무화과는 생김새도 맛도 다르지만, 부드럽고 말랑하게 익었을 때 제 맛을 냅니다. 나무에서 천천히, 그리고 충분히 익은 열매를 한입 베어물면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지고 가을의 맛이 오롯이 느껴집니다.

땅을 가꾸는 벗밭의 농부친구가 보내준 달콤하고 부드러운 두 열매와 함께 익어가는 계절의 흐름을 식탁 위에 펼쳐봅니다.


🥝 벗님들의 소감도 나누어요!

◌ 처음 참여했는데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맛에 대해 눈뜨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앉은 분들이 맛있는 레시피도 알려주셔서 정말 즐겁고 맛있게 먹었어요.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경험이었어요.


◌ 요리사로 일하면서 ‘건강하게 먹는다는 건 뭘까?’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고,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기후위기로 이어졌어요. 음식은 인류가 살아오며 만들어낸 연결의 도구였는데, 그 연결이 조각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내가 누리고 먹는 것이 내 아이도, 친구의 아이도 계속 먹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매번 이런 귀한 제철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 오늘 무화과를 정말 원없이 먹었어요. 너무 맛있고 기분 좋았습니다. 텍스트에서 ‘무화과를 너무 많이 먹으면 입이 따갑다’고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 다래를 집어먹다가 혀가 따끔해지는 경험을 했거든요. 그렇지만 신 다래도 매력적으로 느껴졌고요. 기후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터라, 올해 초까지도 ‘기후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대학원 진학도 생각했었는데, 오늘 이 자리가 저에게는 아주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고른 메시지들이 재치 있게 적혀 있어서 참 좋았어요.


◌ 제철 과일을 먹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어요. 혼자 살다 보면 이런 과일을 사놓고 썩히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남길 걱정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었어요. 기후나 인권 문제는 특정 사람들만의 영역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은 모두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라는 걸 점점 느껴요. 많은 사람들이 아직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 저는 기후위기가 때로는 공포심을 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더 노력하지 못한 스스로가 미안합니다.


◌ 오늘 저는 무화과의 다양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여러 가지로 페어링할 수 있는 조합 덕분이었어요. 똑같은 무화과, 다래라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조합이 느껴지더라고요. 덕분에 무화과에 대한 좋지 않았던 기억들도 날려보내고 많이 친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맛있는 음식은 결국 좋은 재료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떠올랐고, ‘환경주의자가 아닌 미식가는 없다’는 말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 흑백 요리사에서 나오는 대사 중 “셰프보다 위대한 건 재료뿐이다”는 말처럼요. 요리를 기술적으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료에서 출발하는 것임을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 오늘 이 식탁에 오른 다래가 하날다래농장에서 온 것이라는 걸 듣고, 다시금 토종 씨앗과 먹거리가 이 땅에서 자라났다는 사실에 감동받았어요. 기후위기 시대일수록 ‘먹거리 주권’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무화과를 먹고 싶어서 왔어요. 집에선 엄마가 시장에서 사오면 먹는 정도였는데, 오늘처럼 다 같이 나눠 먹으니 확실히 더 맛있더라고요. 사는 이유가 결국 ‘잘 먹고 잘 사는 것’인데, 나 혼자만이 아니라 다 같이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


◌ 오늘 무화과의 은은한 맛이 참 좋았어요. 특히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소스와 잘 어울리더라고요. 작년에 지구농부포럼에 갔을 때 9월에 너무 더워서 충격을 받았는데, 우리가 먹는 농산물들도 점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농부님들이 말씀하시길, 이제는 ‘적응의 시기’라고 하시더라고요. 현재 저는 종합재미농장과 함께 양평에서 토종농사를 배우고 있어요. 농사는 배우는 중인데, 비가 너무 많이 와도 안 되고 너무 가물어도 안 되는 것들이 많아요. 오늘 먹은 과일이 ‘앞으로도 계속 먹을 수 있는 것일까?’라는 위기의식이 생겼고, 그런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초등학교 때부터 기후우울을 느껴왔어요. 벌써 30년 전 일이에요. 기후에 대한 걱정이 너무 커서 우울했던 시절도 있었어요. 이제야 그 안에서도 이 삶의 반짝거림을 발견하고 누리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에요. 매년 ‘이 과일을 내년에 못 먹을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먹고 있어요. 이 과일이 마치 저와 제 친구들 같기도 하더라고요. 외부적인 조건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내 아이조차도 이걸 누릴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자연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공포와 불안 속에서도, 주어진 하루를 반짝반짝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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