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레몬청 담그기

한성대입구역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샤뽀블랑 바로 옆에 콩집이 있다. 가게 앞 공터에는 흔들의자가 놓여 있고, 아이들이 뛰어다닌다. 언제 한 번은 동료와 지나가다 궁금해서 들어갔는데, 정면 냉장고 안에 수제청이 가득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요즘은 청을 사서 쓰지, 직접 담그는 곳이 잘 없으니까. 사장님은 보통 휴무날에 청을 담근다고 했다.

콩집의 역사는 14년이지만, 가게 안은 오히려 깔끔해서 그 세월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14년 전 사장님이 버스에서 졸다가 성북동에서 내렸는데, 시골스런 감성이 좋아서 이 자리에 카페를 차렸다고 했다. 그때 가게 앞은 3차선 차도였는데, 인도가 넓어지면서 지금의 공터가 생겼고, 아이들이 뛰어다니게 됐다고.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성북동의 옛 모습들이 머릿속으로 하나하나 그려지는 듯 했다.

지난 일요일, 모임 참여를 위해 오랜만에 성북동 콩집에 갔다. 그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레몬청을 담갔다. 레몬을 넣고 설탕을 솔솔 뿌리는 일은 사실 익숙하고 새로울 것이 없지만, 중요한 건 누구와 함께 담그는지가 아닐까. 사장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레몬을 유리병에 넣고, 틈틈이 사람들과 재잘대며 수다를 떨었다. 사장님이 직접 내려준 커피를 마시면서 맛있다고 같이 호들갑 떨 수 있는 벗이 있어서 즐거웠다.

오늘 만든 레몬청은 2주 뒤에 먹을 수 있다. 다음에 성북동을 가면 레몬청 후기를 사장님께 들려드리러 가야지. 그 생각이 나를 들뜨게 한다. 동네에 좋은 추억이 생기고, 가게 사장님과 손님 이상의 관계가 생기는 것이 기쁘다. 레몬청을 볼 때마다, 콩집 사장님과 그날 함께했던 사람들을 떠올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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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북동 콩집 ]
‧₊˚서울 성북구 성북로 58, 한성대입구역에서 도보 8분
‧₊˚오전 10시 ~ 저녁 10시 영업, 월요일 정기 휴무!
‧₊˚수제청 · 핸드드립 커피(👍 카페 트와일라잇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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