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일 | 2025. 10. 13. (토) 13:00 ~ 17:00
교육대상 | 생태미식에 관심이 있는 시민 20명
교육형태 | 농가 현장 탐방
주요내용 | 밀양 농가 세 곳과의 만남 및 이야기 수집
안녕하세요 여러분, 벗밭 수빈입니다. :D
날이 무척 쌀쌀해져도, 밀양의 햇살은 여전히 따스합니다.
지난 10월 20일은 밀양은대학 생태미식학과의 마지막 수업이자,
지금까지의 여정을 한 끼의 식탁으로 완성하는 날이었습니다.

1시 반 즈음, 벗님들이 도착하면서 테이블 위에는 밀양의 계절을 닮은 재료들이 하나씩 놓이기 시작했어요.
초록빛 가득한 깻잎, 은은한 향이 나는 표고버섯, 땅의 기운을 머금은 듯한 당근,
화도쌀의 윤기, 대추의 붉은빛... 밀양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가 한눈에 들어왔답니다.

각 조는 지난 회차 동안 구상했던 로컬 플레이트를 직접 손으로 구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많은 인원이 동시에 요리를 하는 거라 혹여나 동선이 너무 복잡하진 않을까, 고민이 되었는데
벗님들의 엄청난 속도와 내공에(?) 오히려 저희가 많이 배웠답니다.
(4시에 정리까지 얼추 끝낸 여러분 넘 대단해요ㄷㄷ)
보글보글 대추차를 끓이는 소리, 들기름의 고소한 향, 채소를 써는 소리...
벗님들의 요리하는 모습이 마치 하나의 합주처럼 느껴졌던 거 같아요.
입학식 날, 어떤 플레이트를 만들어야 하나 막연해하는 모습에서-
각자의 의미와 이야기를 더한 플레이트를 완성해 가는 확신에 찬 모습이 교차하는 듯 보였습니다.

플레이트 만들기 시간이 끝나고, 저희는 저녁 6시 30분쯤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아까 찍은 사진들을 보정하기 시작했어요.
벗님들이 만든 플레이트가 참 예뻐서, 얼른 찍은 사진을 보내드리고 싶었거든요.
사진을 보정하는 내내 후회했답니다. '아..아까 배불러도 더 먹을 걸!!'😭




1조의 <밀양 여행자들을 위한 로컬푸드 도시락>
1조는 여행자의 도시락을 만들었어요. 귀도·하도·진안도 세 지역의 쌀로 빚은 작은 주먹밥에, 깻잎 시오즈케와 표고 들기름볶음을 곁들였습니다. “슴슴한 간이 오히려 재료의 맛을 살려준다”는 어느 벗님의 말처럼, 1조의 도시락은 낯선 여행자에게 건네는 ‘밀양의 마음 한 조각’ 같은 플레이트였어요.




2조의 <밀양살아보기전>
2조는 <밀양살기전>이라는 이름으로 단감, 사과 같은 가을 재료를 활용한 전과 팬케이크를 완성했답니다.
된장과 유자청, 꿀을 섞은 된장소스가 현장에서 엄청난 반응을 얻었던 기억이 나요. “이런 소스라면 밀양에 살아야겠는데요?”라는 벗님의 말에 웃음이 빵 터지기도 했답니다.




3조의 <밀양분식>
분식이라는 컨셉에 맞게 여러 음식을 선보였던 3조의 플레이트는 과연 역대급 풍성함이었어요. 벗님이 집에서 따로 만들어오신 사과젤리와 사과샤베트, 분식 스타일 제대로 살린 가래떡볶이와 채소/버섯 튀김, 달콤한 간장소스를 머금은 표고버섯조림까지. 특히나 버섯조림은 채소 모양 하나하나 다듬어서 요리 시작부터 끝까지 졸였던 거라 그런지, 더더욱 정성과 노력이 담긴 맛이 났어요.




4조의 <밀양의 숨결>
4조는 색다른 시도를 했습니다. 구배기 된장과 올리브오일을 섞은 드레싱으로 월남쌈을 준비하고, 화도쌀로 젤라또를 만들었어요! 특별한 재료로 만든 색다른 조합은 새로운 미식의 즐거움으로 다가왔답니다. 특히나 쌀 젤라또, 된장드레싱이 엄청 맛있었어요. (이건 지극히 TMI지만..ㅎㅎ) 4조에서 만들어주신 쌀 젤라또는 제가 텀블러에 남김없이 넣어 집으로 가져왔답니다. 엄마에게 의기양양하게 "여기 비싼 토종쌀이 들어가 있다고~ 씹어 먹으면 고소하니 맛있어"라고 말하며, 같이 챙겨주신 뻥튀기에 얼린 젤라또를 얹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달달한 일요일을 가족과 함께 보냈어요.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씀을 반쯤 농담 삼아 얘기하시던 게 기억에 남는 이유는, 우리가 생태미식을 조금씩 배우고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과 행동이 혼자서는 쉽게 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어느 벗님께서 후기로 남겨주신 이 문장을 읽는데, 유독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러게요. 저도, 그리고 벗밭도 지속가능한 식사를 이야기하지만
이 단어만으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장으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농가에서 만나는 생산자의 얼굴을 뵙고, 이야기를 듣고, 부엌에서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론보다 누군가의 말과 공간의 냄새, 손의 온도가 더 많은 것을 설명해주는 순간들이 쌓여갔습니다.
그때 새삼 느꼈습니다. ‘지속가능한 식사’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이야기를 기억하고, 그 삶을 나의 식탁 위로 초대하는 일이라는 것을요.
한 번의 식사로 세상이 달라지진 않지만, 그 식사를 함께한 사람의 마음은 분명 달라집니다. 채소를 고르고, 손으로 다듬고, 제철의 시간에 맞춰 요리하는 일. 그 단순한 행위들이 모여 결국은 생태를 지키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관계의 언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벗밭이 하고 싶은 일도 결국 그 한 가지 같습니다. 누군가의 손끝에서 시작된 작고 다정한 실천이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또 다른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것. 우리가 밥을 짓고, 요리를 나누고, 플레이트를 함께 만들며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는 결국 그 ‘연결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식탁이 세상의 식탁과 이어져 있다는 믿음, 그 믿음과 여러분과의 시간을 기억한다면 저는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생태미식스러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4가지의 플레이트가 만들어지기까지, 곁에서 함께 보고 응원할 수 있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11월 8일, 밀양은대학 졸업식에서 만나요!
글: 수빈
교육일 | 2025. 10. 13. (토) 13:00 ~ 17:00
교육대상 | 생태미식에 관심이 있는 시민 20명
교육형태 | 농가 현장 탐방
주요내용 | 밀양 농가 세 곳과의 만남 및 이야기 수집
안녕하세요 여러분, 벗밭 수빈입니다. :D
날이 무척 쌀쌀해져도, 밀양의 햇살은 여전히 따스합니다.
지난 10월 20일은 밀양은대학 생태미식학과의 마지막 수업이자,
지금까지의 여정을 한 끼의 식탁으로 완성하는 날이었습니다.
1시 반 즈음, 벗님들이 도착하면서 테이블 위에는 밀양의 계절을 닮은 재료들이 하나씩 놓이기 시작했어요.
초록빛 가득한 깻잎, 은은한 향이 나는 표고버섯, 땅의 기운을 머금은 듯한 당근,
화도쌀의 윤기, 대추의 붉은빛... 밀양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가 한눈에 들어왔답니다.
각 조는 지난 회차 동안 구상했던 로컬 플레이트를 직접 손으로 구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많은 인원이 동시에 요리를 하는 거라 혹여나 동선이 너무 복잡하진 않을까, 고민이 되었는데
벗님들의 엄청난 속도와 내공에(?) 오히려 저희가 많이 배웠답니다.
(4시에 정리까지 얼추 끝낸 여러분 넘 대단해요ㄷㄷ)
보글보글 대추차를 끓이는 소리, 들기름의 고소한 향, 채소를 써는 소리...
벗님들의 요리하는 모습이 마치 하나의 합주처럼 느껴졌던 거 같아요.
입학식 날, 어떤 플레이트를 만들어야 하나 막연해하는 모습에서-
각자의 의미와 이야기를 더한 플레이트를 완성해 가는 확신에 찬 모습이 교차하는 듯 보였습니다.
플레이트 만들기 시간이 끝나고, 저희는 저녁 6시 30분쯤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아까 찍은 사진들을 보정하기 시작했어요.
벗님들이 만든 플레이트가 참 예뻐서, 얼른 찍은 사진을 보내드리고 싶었거든요.
사진을 보정하는 내내 후회했답니다. '아..아까 배불러도 더 먹을 걸!!'😭
1조의 <밀양 여행자들을 위한 로컬푸드 도시락>
1조는 여행자의 도시락을 만들었어요. 귀도·하도·진안도 세 지역의 쌀로 빚은 작은 주먹밥에, 깻잎 시오즈케와 표고 들기름볶음을 곁들였습니다. “슴슴한 간이 오히려 재료의 맛을 살려준다”는 어느 벗님의 말처럼, 1조의 도시락은 낯선 여행자에게 건네는 ‘밀양의 마음 한 조각’ 같은 플레이트였어요.
2조의 <밀양살아보기전>
2조는 <밀양살기전>이라는 이름으로 단감, 사과 같은 가을 재료를 활용한 전과 팬케이크를 완성했답니다.
된장과 유자청, 꿀을 섞은 된장소스가 현장에서 엄청난 반응을 얻었던 기억이 나요. “이런 소스라면 밀양에 살아야겠는데요?”라는 벗님의 말에 웃음이 빵 터지기도 했답니다.
3조의 <밀양분식>
분식이라는 컨셉에 맞게 여러 음식을 선보였던 3조의 플레이트는 과연 역대급 풍성함이었어요. 벗님이 집에서 따로 만들어오신 사과젤리와 사과샤베트, 분식 스타일 제대로 살린 가래떡볶이와 채소/버섯 튀김, 달콤한 간장소스를 머금은 표고버섯조림까지. 특히나 버섯조림은 채소 모양 하나하나 다듬어서 요리 시작부터 끝까지 졸였던 거라 그런지, 더더욱 정성과 노력이 담긴 맛이 났어요.
4조의 <밀양의 숨결>
4조는 색다른 시도를 했습니다. 구배기 된장과 올리브오일을 섞은 드레싱으로 월남쌈을 준비하고, 화도쌀로 젤라또를 만들었어요! 특별한 재료로 만든 색다른 조합은 새로운 미식의 즐거움으로 다가왔답니다. 특히나 쌀 젤라또, 된장드레싱이 엄청 맛있었어요. (이건 지극히 TMI지만..ㅎㅎ) 4조에서 만들어주신 쌀 젤라또는 제가 텀블러에 남김없이 넣어 집으로 가져왔답니다. 엄마에게 의기양양하게 "여기 비싼 토종쌀이 들어가 있다고~ 씹어 먹으면 고소하니 맛있어"라고 말하며, 같이 챙겨주신 뻥튀기에 얼린 젤라또를 얹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달달한 일요일을 가족과 함께 보냈어요.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씀을 반쯤 농담 삼아 얘기하시던 게 기억에 남는 이유는, 우리가 생태미식을 조금씩 배우고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과 행동이 혼자서는 쉽게 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어느 벗님께서 후기로 남겨주신 이 문장을 읽는데, 유독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러게요. 저도, 그리고 벗밭도 지속가능한 식사를 이야기하지만
이 단어만으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장으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농가에서 만나는 생산자의 얼굴을 뵙고, 이야기를 듣고, 부엌에서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론보다 누군가의 말과 공간의 냄새, 손의 온도가 더 많은 것을 설명해주는 순간들이 쌓여갔습니다.
그때 새삼 느꼈습니다. ‘지속가능한 식사’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이야기를 기억하고, 그 삶을 나의 식탁 위로 초대하는 일이라는 것을요.
한 번의 식사로 세상이 달라지진 않지만, 그 식사를 함께한 사람의 마음은 분명 달라집니다. 채소를 고르고, 손으로 다듬고, 제철의 시간에 맞춰 요리하는 일. 그 단순한 행위들이 모여 결국은 생태를 지키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관계의 언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벗밭이 하고 싶은 일도 결국 그 한 가지 같습니다. 누군가의 손끝에서 시작된 작고 다정한 실천이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또 다른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것. 우리가 밥을 짓고, 요리를 나누고, 플레이트를 함께 만들며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는 결국 그 ‘연결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식탁이 세상의 식탁과 이어져 있다는 믿음, 그 믿음과 여러분과의 시간을 기억한다면 저는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생태미식스러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4가지의 플레이트가 만들어지기까지, 곁에서 함께 보고 응원할 수 있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11월 8일, 밀양은대학 졸업식에서 만나요!
글: 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