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밭은 2025년 8월부터 11월까지 [2025 밀양은대학] 생태미식학과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총 7회차의 온,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하며 생태미식의 가치를 나누고, 밀양의 여러 식자원과 생산자를 만나 관계맺고, 이를 기반으로 로컬 플레이트를 기획하는 팀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중 오프라인 모임의 기록을 나눕니다.
교육일 | 2025. 09. 13. (토) 13:30~17:00
교육대상 | 생태미식에 관심 있는 경상권 주민 20인
교육형태 | 강의 및 실습
주요내용 | 예하(<할머니와 나의 사계절 요리학교> 저자)의 삶의 이야기 나눔 / 재팥시루떡 등 이야기가 있는 음식 실습
<후기>
안녕하세요 여러분 : )
비 온 뒤 제법 습했던 오늘, 여러분과 함께여서 경쾌하고 시원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시는 길 비가 많이 오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다행히 큰 비가 쏟아지는 않아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돌아가시는 길도 걸음걸음 안전하셨기를 바라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이 여운이 가시기 전에 오늘 모임 기록을 남겨봅니다.
기록의 팁은 미루지 않는 것이라는 예하의 말을 듣고 나니 쉬이 미루기가 쉽지 않네요.
좋은 사람들, 기억하고 싶은 맛과 이야기가 만들어 준 큰 마음에 기대어 사뿐사뿐 써보겠습니다 : )

저희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식사의 시작은 '연결'입니다.
연결되고, 관계가 만들어질수록 어떤 존재의 삶을 더욱 깊숙이 고려할 수 있게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지 않아 당근 씨앗을 일곱 번 뿌렸다는 농부 친구의 이야기로 '기후위기'라는 하나의 단어는 분명한 지금 여기의 현실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나의 친구인 이들을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다르게 살 수 있을지, 궁리하고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식탁을 통해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그리하여 그 누군가의 삶을 고려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벗밭은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소개하는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 여정 중, 오늘은 여러분께 진주에서 홍순씨와 함께 살며 할머니의 요리학교에 입학한 예하라는 친구를 소개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예하는 저희에게 언제나 이야기가 있는 식사를 선물해줍니다.
그 이야기 속에는 계절이 있고,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있고, 저마다의 속도가 있고,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이 있습니다.
예하를 통해 만나는 홍순씨의 음식에는 레시피가 아니라 삶의 방식과 태도가 녹아있어요.
요리를 배우려고 홍순씨의 집에 왔는데 삶에 대한 사랑이 커졌다는 예하의 말에서, 예하가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여럼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나누어 먹은 재팥 시루떡과 봄에 갈무리해둔 아카시아꽃차, 가을의 무화과잎차가 그 사랑의 조각이었던 것 같아요.
오랜 시간에 걸쳐 지켜져 온 재팥이라는 씨앗이 수집되고 - 보존되고 - 증식되는 그 과정과
한 생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홍순씨의 맛과 멋과 지혜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전하는 과정은
참으로 닮아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있는 곳에 자연스러운 맛이 있고,
그 자연스러운 맛은 '있는 것을 잇는 것'이라는 대목도 참으로 마음에 남습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순리를 그릇에 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고 조화로울 수 있다는 예하의 팁을 얻어갑니다.
인터넷에서 비싸게 판매하는 식용꽃으로 접시를 장식하기보다는 고추와 고추꽃을 나란히 두고, 부추 곁에 부추꽃을 두는 방식으로요.
그리고 꽃이 없을 때에는 또 다른 재료를 사용해 나만의 꽃을 만드는 모습도 멋지고 자연스럽다고 느꼈습니다.
여름 꽃을 겨울에 피우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품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을까요.
지금 있는 것을 취하고, 더하기보다는 빼기를 선택하는 것.
'주방'이라는 장소를 '삶'이나 '환경'으로 돌려보아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예하의 글에서 단어로만 읽던 '떡 모서리'를 가만가만 주워먹으며 따끈한 시루떡의 맛을 온전히 느꼈습니다.
동그란 시루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네모진 떡의 모서리를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이 되어 뿌듯합니다. ㅎㅎ
오늘의 여러분께도 뿌듯함과 자랑거리가 더해지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어쩌면 같은 시간을 다르게 살게 하는 건 다른 행동이나 장소가 아니라 다른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곁에 있는 것, 잘 보이지 않았지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전 예하가 건네어 준 질문을 안고 익숙한 것을 소중하게 보는,
조금은 다른 마음으로 하루를 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기획할 로컬플레이트의 시작이 '이야기'라면 어떨까요.
살아내고 있는 요 이상한 날씨와 희미해진 계절 이야기, 밀양이라는 장소의 이야기, 우리가 경험했던 좋은 식사라는 이야기. 그리고 여러분이 지니고 계신 수많은 이야기를 묻고 또 듣고 싶습니다.
새 마음, 반짝이는 눈빛으로 매 시간을 즐겨주시는 생태미식학과의 모든 벗님들이
제게는 참으로 큰 삶의 영감이 됩니다.
내내 아름다운 여러분, 다시 뵐 날까지 건강하고 화창한 날들 보내세요!
여름의 뒷모습과 가을의 앞모습이 교차하는 9월에,
가영 드림.
벗밭은 2025년 8월부터 11월까지 [2025 밀양은대학] 생태미식학과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총 7회차의 온,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하며 생태미식의 가치를 나누고, 밀양의 여러 식자원과 생산자를 만나 관계맺고, 이를 기반으로 로컬 플레이트를 기획하는 팀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중 오프라인 모임의 기록을 나눕니다.
교육일 | 2025. 09. 13. (토) 13:30~17:00
교육대상 | 생태미식에 관심 있는 경상권 주민 20인
교육형태 | 강의 및 실습
주요내용 | 예하(<할머니와 나의 사계절 요리학교> 저자)의 삶의 이야기 나눔 / 재팥시루떡 등 이야기가 있는 음식 실습
<후기>
안녕하세요 여러분 : )
비 온 뒤 제법 습했던 오늘, 여러분과 함께여서 경쾌하고 시원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시는 길 비가 많이 오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다행히 큰 비가 쏟아지는 않아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돌아가시는 길도 걸음걸음 안전하셨기를 바라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이 여운이 가시기 전에 오늘 모임 기록을 남겨봅니다.
기록의 팁은 미루지 않는 것이라는 예하의 말을 듣고 나니 쉬이 미루기가 쉽지 않네요.
좋은 사람들, 기억하고 싶은 맛과 이야기가 만들어 준 큰 마음에 기대어 사뿐사뿐 써보겠습니다 : )
저희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식사의 시작은 '연결'입니다.
연결되고, 관계가 만들어질수록 어떤 존재의 삶을 더욱 깊숙이 고려할 수 있게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지 않아 당근 씨앗을 일곱 번 뿌렸다는 농부 친구의 이야기로 '기후위기'라는 하나의 단어는 분명한 지금 여기의 현실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나의 친구인 이들을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다르게 살 수 있을지, 궁리하고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식탁을 통해 누군가와 친구가 되고, 그리하여 그 누군가의 삶을 고려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벗밭은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소개하는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 여정 중, 오늘은 여러분께 진주에서 홍순씨와 함께 살며 할머니의 요리학교에 입학한 예하라는 친구를 소개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예하는 저희에게 언제나 이야기가 있는 식사를 선물해줍니다.
그 이야기 속에는 계절이 있고,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있고, 저마다의 속도가 있고,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이 있습니다.
예하를 통해 만나는 홍순씨의 음식에는 레시피가 아니라 삶의 방식과 태도가 녹아있어요.
요리를 배우려고 홍순씨의 집에 왔는데 삶에 대한 사랑이 커졌다는 예하의 말에서, 예하가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여럼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나누어 먹은 재팥 시루떡과 봄에 갈무리해둔 아카시아꽃차, 가을의 무화과잎차가 그 사랑의 조각이었던 것 같아요.
오랜 시간에 걸쳐 지켜져 온 재팥이라는 씨앗이 수집되고 - 보존되고 - 증식되는 그 과정과
한 생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홍순씨의 맛과 멋과 지혜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전하는 과정은
참으로 닮아있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있는 곳에 자연스러운 맛이 있고,
그 자연스러운 맛은 '있는 것을 잇는 것'이라는 대목도 참으로 마음에 남습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순리를 그릇에 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고 조화로울 수 있다는 예하의 팁을 얻어갑니다.
인터넷에서 비싸게 판매하는 식용꽃으로 접시를 장식하기보다는 고추와 고추꽃을 나란히 두고, 부추 곁에 부추꽃을 두는 방식으로요.
그리고 꽃이 없을 때에는 또 다른 재료를 사용해 나만의 꽃을 만드는 모습도 멋지고 자연스럽다고 느꼈습니다.
여름 꽃을 겨울에 피우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품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을까요.
지금 있는 것을 취하고, 더하기보다는 빼기를 선택하는 것.
'주방'이라는 장소를 '삶'이나 '환경'으로 돌려보아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예하의 글에서 단어로만 읽던 '떡 모서리'를 가만가만 주워먹으며 따끈한 시루떡의 맛을 온전히 느꼈습니다.
동그란 시루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네모진 떡의 모서리를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이 되어 뿌듯합니다. ㅎㅎ
오늘의 여러분께도 뿌듯함과 자랑거리가 더해지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어쩌면 같은 시간을 다르게 살게 하는 건 다른 행동이나 장소가 아니라 다른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곁에 있는 것, 잘 보이지 않았지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전 예하가 건네어 준 질문을 안고 익숙한 것을 소중하게 보는,
조금은 다른 마음으로 하루를 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기획할 로컬플레이트의 시작이 '이야기'라면 어떨까요.
살아내고 있는 요 이상한 날씨와 희미해진 계절 이야기, 밀양이라는 장소의 이야기, 우리가 경험했던 좋은 식사라는 이야기. 그리고 여러분이 지니고 계신 수많은 이야기를 묻고 또 듣고 싶습니다.
새 마음, 반짝이는 눈빛으로 매 시간을 즐겨주시는 생태미식학과의 모든 벗님들이
제게는 참으로 큰 삶의 영감이 됩니다.
내내 아름다운 여러분, 다시 뵐 날까지 건강하고 화창한 날들 보내세요!
여름의 뒷모습과 가을의 앞모습이 교차하는 9월에,
가영 드림.